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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감성 발라드 장인, 모노트리의 대표 프로듀서 이주형

2022.06.28. Artists

황현, G-High와 함께 모노트리를 설립한 대표 프로듀서 이주형은 K-Pop 댄스곡부터 감성적인 발라드까지 장르를 아우르며 적재, 존박, 트와이스, 오마이걸, 태연, EXO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음반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모노트리의 신인 작가 발굴 및 육성을 담당하고 있으며, 소속 아티스트 김해론의 곡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중인 이주형을 기어라운지가 만나봤습니다.



GL: 안녕하세요. GL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주형: 안녕하세요 작곡가 이주형입니다. 모노트리 창립자로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주로 신인 작가 발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GL: 최근 만 2년여 간 코로나19로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음악 씬에서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주형: 개인 작업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던것 같아요. 변화라고 한다면 코로나 이후로 해외 작가들과의 작업이 줄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작업할 수 있지만,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한동안 모노트리를 포함한 국내 탑 라이너들과 작업을 주로 많이 했어요. 요즘은 해외 작가분들이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게 보이는 것 같아 설레네요.


GL: 국내 작가, 해외 작가와 작업할 때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주형: 해외 작가와 작업을 할 때는 조금 더 한국적인 느낌을 넣으려고 노력하고, 한국 작가와 작업을 할 때는 조금 더 팝(pop) 쪽으로 이끌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GL: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특히 작곡가로 진로를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주형: 많은 작곡가가 그렇듯 처음엔 노래가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피아노치며 노래하는 걸 좋아했는데, 고등학생 시절부터 음악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제 목소리가 저의 이상과는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작곡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GL: 작곡한 곡의 가이드 보컬을 직접 하세요?

이주형: 초창기엔 매번 보컬을 섭외하는 일도 쉽지 않고, 그 당시에는 비용도 부담되다 보니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제가 코러스까지 전부 불러놓은 뒤, 좋은 보컬 친구들 목소리로 다시 녹음 받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GL: 모노트리의 대표 프로듀서와 작곡가로 두 가지 업무를 병행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나요?

이주형: 설립 초기에는 무조건 좋은 곡을 쓰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와 계약 작가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현재는 신인 작가 면접을 제가 우선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곡 작업에 방해를 받지 않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요즘은 작업을 하다가도 작가들의 피드백 요청이 있는 경우, 그 부분에 먼저 신경 쓰고 다시 작업하는 편입니다.


GL: 모노트리의 신인 작가 육성 및 발굴을 담당으로서 신인 작가의 데모를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이주형: 우선 신인 작가들의 데모 모니터는 현 모노트리 프로듀서 6인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초기엔 지인 소개나 개인적인 연락으로 받은 데모를 운영진 3명이 듣고 결정했지만, 데모의 양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다른 프로듀서의 의견도 듣고 있습니다. 모노트리로 들어오는 모든 데모는 제가 날짜를 정하고 그날까지 6명에게 피드백을 요청합니다. 6명이 함께 하는 일이라 스케줄을 맞춰야 하다보니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늦더라도 꼭 모든 데모를 다 들어보고 있습니다.

모든 의견을 종합하는 입장에서 보니, 현시점의 유행과 관계없이 음악이 주는 색깔이 확실한가에 중점을 두고 데모를 선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곡의 완성도와 기술적인 탄탄함은 그다음 문제인 것 같고요. 다른 음악을 흉내 내는 느낌이 드는 곡은 다들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요.



GL: 많은 분이 이주형 님의 음악을 감성적이라고 말합니다. 

이주형: 작곡가 생활을 하면서 언제부턴가 가사에 특히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가사로 풀어내는 재미에 빠져버려서 소스, 편곡, 멜로디 등도 전부 거기에 맞춰서 작업하는 편입니다. 주로 일기 같은 가사를 독백처럼 풀어내는 편이라 너무 과한 소스나 화려한 멜로디, 편곡은 피하려고 합니다. 제목이나 방향성을 먼저 생각한 후 코드와 멜로디를 스케치하고 가사를 붙이는 방식을 가장 선호해요. 곡에서 주는 느낌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다 보니 감성적이란 이야기를 종종 듣는 것 같습니다.


GL: 음악을 하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이주형: 너무 센 음악보다는 아름다운 음악이나 어쿠스틱한 음악을 주로 찾아 듣는데요, 황성제 작곡가님, 가수 나원주 님을 뽑을 수 있겠네요. 해외 아티스트는 브라이언 맥나잇의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GL: K-Pop 댄스곡부터 감성적인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곡을 작업하셨는데요. 곡을 쓸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궁금합니다.

이주형: 최근에는 발라드곡을 위주로 작업을 했어요. 그나마 최근에 작업한 댄스곡은 트랙 메이커와 공동 작업이 많아 코드나 탑 라인에만 관여했구요. 저는 틈틈이 제 생각이나 일상에서의 대화,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하는 편입니다. 발라드곡의 영감은 대부분 저의 메모장에서 나오는데, 꽤 오랜 시간 메모를 해와서 아주 예전의 메모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GL: 다양한 작업을 하다 보면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을 하게 될 텐데, 아티스트와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주형: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티스트가 얼마나 행복해하는가입니다. 제 개인 작업에선 제 행복이 1순위이지만 가수와 함께 작업할 땐 이 사람이 이 노래를 만들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와 제가 이거다 싶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GL: 얼마 전 모노트리 소속 아티스트인 김해론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프로듀싱하셨죠.

이주형: 아티스트 김해론은 원래 제가 좋아하는 모노트리의 탑 라이너 작가이기도 한데요. 워낙 발라드, R&B, 미디움 등의 작업을 많이 해봤어서 "영국 올드팝의 느낌을 내볼까?"가 작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근래 작업한 곡 중 가장 단조로운 코드 진행이었고, 워낙 능숙한 탑 라이너라 2-3시간 만에 완성했던 기억이 나요. 아무래도 아티스트 김해론의 곡을 작업하다 보니 아티스트의 색깔과 행복을 더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 곡의 작사도 전부 아티스트가 직접 쓰게 하고 기다리며 응원했죠.


GL: 그렇다면 지금까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 중 가장 행복해했던, 기억에 남는 아티스트가 누구인가요?

이주형: 많은 아티스트가 기억에 남지만, 지금 당장은 적재 씨나 임한별 씨가 기억에 남네요. 적재와 작업 했을 때는 “좋은데요?", "너무 좋아요" 이런 피드백을 계속 듣다 보니 서로 기분 좋게 작업했던 기억이 남아 있고, 한별이도 항상 피드백이 좋은 친구여서 "형 이거 될 거 같은데요?" 이런 말을 많이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GL: K-Pop이 세계적인 주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작업하는 방식에 생긴 변화가 있을까요?

이주형: 저의 작업 방식 자체에 변화는 없지만, 해외 작가들의 호응도가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먼저 연락해서 작업을 제안하면 날짜를 잡고 거기에 맞추는 식으로 작업을 했다면, 이제는 먼저 작업하자는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K-Pop의 영향도 있을 테고, 모노트리라는 회사가 많이 알려진 것 같기도 합니다.


GL: 해외에서 작업 의뢰가 오는 건 주로 어떤 장르인가요?

이주형: 주로 K-Pop 스타일의 곡 의뢰가 많이 옵니다. 모노트리를 만들기 전에 퍼블리싱 회사에 대한 조사를 위해 유럽의 퍼블리싱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도 외국 시장에 진출하여 Pop 스타일의 곡을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유럽 쪽은 영국을 제외하면 자체적인 대중 음악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보니,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K-Pop 스타일의 곡을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GL: 요즘에는 힙합은 물론, K-Pop에서도 샘플을 사용한 음악 제작이 보편화되었는데요, 샘플을 통한 작업을 선호하시는 편인가요?

이주형: 장르적 특성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샘플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멜로디와 가사에 맞는 피아노의 톤이나 공간감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또, 주변에 워낙 출중한 연주자들이 많다 보니 주로 세션 레코딩을 합니다. 연주도 노래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멜로디와 가사를 들려주고 그들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편입니다.


GL: 실제 피아노도 레코딩을 받으세요?

이주형: 피아노 레코딩은 하지 않아요. 처음에 가상악기로 작업한 느낌을 해치고 싶지 않고,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실험하고 싶지 않아서 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피아노의 경우 가상악기 사운드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GL: 공간감에 신경을 쓰신다고 하셨는데요. 주로 사용하는 리버브 플러그인은 무엇인가요?

이주형: 키스케이프의 리버브로 공간감을 만들 떄도 있고, UAD의 EMT 140 리버브 플러그인을 사용할 때도 있고, 상황에 맞춰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편입니다.


GL: 곡을 만들 때 피아노 외에 자주 사용하는 악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주형: 기본 세션에는 키스케이프 트랙 1개와 보컬 트랙 20개가 세팅되어있습니다. 그 외에는 Spectransonics <스펙트라소닉스>의 Omnisphere 2 <옴니스피어>나 Trilian <트릴리언>이나 컨탁 라이브러리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사실 제일 자주 사용하고 사랑하는 악기는 보컬이지 않나 싶어요. 보컬을 레코딩하고 편집하는 일이 제일 행복합니다. 다만 저랑 작업하는 탑 라이너분들은 가끔 과도한 보컬 사용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GL: 기술의 발전으로 음악 제작의 많은 부분이 가상악기와 샘플로 대체되고 있는데요, 완벽한 대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이주형: 완벽한 대체는 없다고 보지만, 중요한 건 곡의 메시지라고 보는 편이라 그 역할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술적으로는 이미 훌륭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GL: K-Pop은 한 곡에 여러 명의 보컬이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보컬 소스가 굉장히 중요할텐데요, 보컬 레코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주형: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창자의 에너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도 에너지 없는 보컬을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힘이나 발성, 감정 모든 점이 중요해요.


GL: 레코딩할 때 어떤 장비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선호하는 레코딩 체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주형: 오래전부터 저의 개인 작업 환경은 미니멈을 추구해왔습니다. 이건 확실히 해외 작가들의 영향을 받은 거 같은데요. 아주 단출한 장비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눈앞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저도 큰 룸과 데스크, 아웃보드를 뿌듯해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는 오로지 Apollo X4 <아폴로 X4>와 최근에 산 맥 스튜디오 뿐입니다. 아폴로 X4의 유니즌 프리와 UAD의 Neve 1073 <니브 1073> 프리앰프, Teletronix LA-2A <텔레트로닉스 LA-2A> 컴프레서 플러그인은 훌륭한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는 TLM 103을 주로 사용하고 가끔 부족함을 느낄 때 모노트리 녹음실의 Neumann U87 Ai <노이만 U87 Ai>, Telefunken U47 <텔레펑켄 U47> 마이크로 대체하는 편입니다.



GL: 최근에는 믹스도 작곡의 영역에 포함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주형: 최종 믹스는 당연히 프로 엔지니어분들에게 맡기고요. 데모곡을 만들 때는 믹스를 위한 시간을 따로 잡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부족한 사운드를 정리해 나가는 편입니다.


GL: 송라이팅, 레코딩, 에디팅, 믹싱, 마스터링 등 음원 제작 과정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세요?

이주형: 역시 첫 번째는 좋은 곡을 쓰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또한, 보컬 레코딩한 것을 에디팅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디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려는 시도를 해봤는데 결국 제가 다시 하게 됐죠. 지금까지도 보컬 에디팅 작업은 전부 제가 직접하고 있습니다.


GL: 곡을 만들때 자주 사용하는 플러그인이 있나요?

이주형: 레코딩 시에는 UAD 플러그인을 많이 사용하구요. 곡 작업을 할 때는, 웬만한 플러그인을 다 가지고 있긴 한데 손이 가는 것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UAD, Fabfilter <팹필터>나 Cubase <큐베이스> 내장 플러그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사용하시는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주형: 이전에는 Amphion <암피온>의 One18을 사용했었고 너무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암피온 스피커의 고음역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너무 좋아서 한동안 피아노곡만 썼어요. 피아노 소리도 너무 잘 들리고, 공간감도 잘 들리니까요. 그러다가 '나도 Barefoot <베어풋> 스피커를 써볼까.' 해서 지금은 베어풋의 MM45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작업하는 장르와 잘 어울릴까 고민을 했었는데, 오히려 베어풋의 웅장함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GL: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이주형: 기존에 해오던 데모작업과 함께 아티스트 김해론의 싱글을 계속해서 발매할 예정입니다. 제가 워낙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친구라 즐겁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음악 색깔을 정하진 않았고, 본인의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일기로 써보라고 권유하기도 하고요. 듣기 편한 곡들을 계속 작업하지 않을까 하는데, 더 많은 분들이 들어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해론을 포함해 모노트리의 세 아티스트 모두 (옐로, 김해론, 준피) 라이브 실력이 훌륭한 친구들이어서 페스티벌이나 공연 참여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GL: 기어라운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작곡가, 프로듀서를 꿈꾸는, 모노트리에 데모를 지원하게 될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주형: 조급해하지 말고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게 꾸준히 본인의 색깔을 추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난 탑 라이너가 될 거야,' , '트랙메이커가 될 거야.'라며 구분 짓지 말고 다양한 시도도 해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 같아요. 저도 제가 가이드 보컬도 하고 가사까지 쓸 거라곤 상상도 안 해봤으니까요. 건강하고 열정적인 음악 생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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